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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의 한 원룸에는 언니 A씨(26)와 동생 B씨(24)가 함께 살고 있었다.
언니는 중학교 교사, 동생은 어린이집 교사였다.
지난 2006년 8월31일 새벽 3시쯤, 동생은 인기척에 놀라 잠에서 깼다. 그 순간 캄캄한 방에 검은 모자를 쓴 괴한의 모습이 보였다. B씨는 본능적으로 “도둑이야”라고 소리쳤다.
옆에서 잠들었던 언니 A씨가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A씨는 “누구냐”고 물으며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괴한은 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A씨를 찌른 뒤 B씨에게도 휘둘렀다. 칼에 찔린 두 사람은 그 자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B씨는 가까스로 112에 전화를 걸어 “집에 강도가 들었다. 언니하고 칼에 찔렸으니 빨리 와 달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경찰은 119 구급대와 현장에 출동했다.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던 두 사람을 발견하고 급히 병원으로 후송했다.
자매의 운명은 엇갈렸다.
동생은 수술을 받은 후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으나 언니는 상처가 깊어 결국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경찰은 현장을 정밀 감식했다. 괴한은 건물 1층 외부에 있는 도시가스 배관을 타고 자매가 거주하던 2층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됐다.
배관에 괴한이 손에 꼈던 장갑흔과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피해 물품은 없었다. 괴한이 범행 도중에 들켜 도주한 탓에 정확한 침입 목적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범행 전 후 인근 몇몇 원룸에서 새벽에 강도 강간사건이 있었다.
자양동 사건 한 달 전인 7월31일 유성구 궁동에서는 20대 여대생이 강도 강간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인 9월25일 새벽에는 인근 옥탑방에서 유사한 수법의 범인에게 3명의 여성이 강도 강간을 당했다.
이들 사건은 공통점이 많았다.
범인은 여성들만 사는 원룸을 노렸고, 검은 모자를 쓰고 손에는 장갑을 꼈다. 또 흉기를 들고 피해자를 위협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자양동 사건과도 아주 유사하다.
경찰은 이들 사건의 범인이 동일범일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2008년 2월에는 다른 원룸 강도 강간사건의 용의자였던 C씨(27)를 검거해 자양동 사건을 집중 추궁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후 지금까지 사건은 미궁에 빠져 있다. 제보는 대전지방경찰청 미제사건 전담팀(042-609-2772)으로 하면 된다.■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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